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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대-국어국문학과 /고전소설(한문학)

김시습의 기(氣)일원론(氣一源論)

by 오책방 2019.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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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김시습 조선 초기의 문인, 학자이다.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서, 수양대군이 자행한 단종에 대한 왕위 찬탈에 불만을 품고 은둔생활을 하다 승려가 되었다는 설도 있으며, 벼슬길에 오르지 않았다.

김시습 <금오신화>는 우리 소설사에서 작가가 명확하게 밝혀진 선구적인 작품이다.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비현실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귀신이야기이며, 소설이 자아와 세계가 상호우위에 입각한 대결이라고 할 때 소설의 기본개념이 충실하다.

<금오신화>-소설 5편를 이해하기 위하여 김시습의 사상에 관한 기초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김시습에게 귀신은 바르고 진실된 기다. 기의 움직임이 귀신이라, 귀신 자체는 순조로운 기의 흐름에 대한 감사의 대상이다. 그의 기일원론 세계관을 통해 작품을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김시습 - 금오신화

 

<이생규장전>에서 홍랑의 원귀와 이생이 해후했다가 영원히 이별한다. 원귀의 존재를 잠정적으로 인정하는 견해는 있으나 원귀의 형태로 잠시 존재하다 오랜 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소멸해서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남영부주지>에서 음양의 이치 한가지로 통용되므로 극락이니 지옥이니 별세계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일리론을 지었다. 하나의 음양, 인간인 박생이 죽은자의 세계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이 하나의 기로 움직이는 것, 이승의 이치, 저승의 이치가 따로 존재할 수 없음을 강조한 설정이다.

기의 굴신영허, 이것이 귀신이다. 나아가면 신이라 하고, 돌아오면 귀라 한다. 진실로 이는 하나이나 나누어지면 다른 상태가 된다. 천지사이에 오직 하나의 기가 풀무질하고 있다. 이류도 아니고 동류도 아닌 것이 세상사의 진실일진대 동이로 분별하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김시습은 조화를 이루는 기운으로서의 귀신에 감사하느라고 제사를 지낸다는 논리로 제사의 효용과 의미를 해명하려 한다. 사람과 교유하는 귀신의 존재는 부정하면서, <금오신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설정해 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는 소설을 통해 순리를 뒤집어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김시습은 허구를 통하여 현실세계의 그릇된 것을 걷어내는 반어적 방식의 글쓰기 취한다.

 

 

하나의 기가 천지 사이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대립, 갈등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자아의 욕망 실현을 가로막는 세계의 장벽은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얼마든지 우리 곁에 다가설 수 있는 것이며 또한 그 장벽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허탄함과 괴이함이라는 소설적 허구가 처음엔 거짓인 듯 하지만, 기실 그 소설적 허구 속에서 현실의 절실한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어서 삶의 이치를 거듭 음미하게 해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시 민간의 언어와 사유, 민속적 관념과 신앙이 지배층의 언어 문화와 활발하게 교섭한 결과다. 금오신화의 다채로운 귀신이야기 등은 바로 민간과 지배층의 교섭의 산물로 하나의 서사를 형성하게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금오신화가 고소설사의 중요한 위치 오랜 문학적 전통을 포괄하고 수렴한 토대 위해서 성립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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