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문학 전반에 대한 이해
희곡은 관객을 둔 무대 위에서 상영되었을 때 완성될 수 있다. 독자에게 읽혀서 그치는 것에 머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희곡 읽기는 연극 무대에서 상영될 것을 감안하여 능동적으로 감상하여야 한다. 희곡 작품은 아리스토텔리스가 『시학』에서 이야기한 6가지 요소인 플롯, 성격, 사상, 조사, 노래가 이론적 특징이다. 여기에서 벗어난 구성은 비(非)아리스토텔레스적 희곡이라 부른다. 희곡의 특징은 플롯, 인물, 무대요소로 크게 나누고 작품의 구조를 플롯, 사건, 갈등으로 이해한다. 무대요소인 노래, 음악, 조명, 무대미술 등 작품의 주제를 드러낸 상징적 의미를 찾고, 공간과 시간을 구분하여 작품을 이해한다. 희곡 또한 다른 문학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관객이 현실 세계에서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허구의 세계가 눈앞에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희곡론의 이론에 대한 연극의 4요소, 프라이타크의 5부 3점, 주동인물과 반동인물, 희곡 텍스트의 대화 - 독백, 방백, 침묵, 극적세계, 멜로드라마, 서사극에 대하여 요약 서술하였다.
희곡론의 이론에 대하여
1) 연극의 4요소
연극의 4요소는 희곡, 배우, 무대, 관객이라 말할 수 있으며, 또는 극작가, 연출가, 배우, 음악, 미술, 관객으로 세분화 할 수도 있다. 텍스트를 쓰는 극작가와 그것을 이미지화하는 연출가가 있고 무대 위의 모든 것들 소품, 조명, 배우의 의상, 노래, 배경이미지 등이 필요로 하며 이 모든 종합예술품을 감상하여줄 관객이 채워졌을 때 연극은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희곡은 배우의 표정과 제스처, 대사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이 표현되도록 하고, 무대라는 공간 위에 관객에게 시간적 공간적 제약 아래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기 전의 텍스트 양식인 문학적 작업이다. 당연히 희극은 연극을 구성하는 필수요소의 첫 번째이다. 다음 그 희곡을 표현할 배우와 상영할 무대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완성의 끝은 관객이다.
연극은 원시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속하여 발달의 계기를 갖는다. 인간이 모방을 통하여 학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습성이 곧 인간 스스로가 삶을 사유하고 성찰하여 가치를 찾는다는 점이다. 원시시대는 사냥하는 행동을 모방하여 인류 의식을 한 단계 위로 증진시켰으며, 부족국가 시대인 제사장과 통치자를 모방하여 찬양하여 추대하여 사회를 통합하려 했으며, 고대 그리시대를 시작으로 신화와 전설로 종교적 옹호 힘써 전문적으로 연극을 발전시켜나간다. 16세기 이후 유럽에서 연극을 전문하는 배우, 극작가, 제작자가 있는 직업극단이 생겨났다. 영국의 크리스토퍼 말로우, 윌리엄 셰익스피어, 벤 존슨 등과 같은 유명한 극작가가 있으며, 19세기 이후 러시아의 모스크바 예술극장과 체호프, 고골리,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고리키와 같은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 극작가들이 등장하며 혁명기적인 연극 발전기에 이른다.
연극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따른다. 정해진 시간 안에 상영을 종료해야 하며, 정해진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공간의 선택은 다양할 수 있다. 극장이라는 특별한 건축물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야외의 탁 트인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곳 어디든 연극무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무대와 관객의 위치가 정해져 있어야 하며, 무대엔 무대장치를 이용해 꾸며낼 수 있다. 야외에서 관객과 무대를 구분하여 상영하기도 하고, 그 마저도 구분 없이 뒤섞여 공연되기도 한다. 연극의 주인공은 희곡, 배우, 무대, 관객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에 매료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배우는 극을 이해하고 그 결정체가 되어 관객의 시선을 끈다. 연극에서 배우의 존재는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있어왔다. 서양에서는 합창대 지휘자나 극작가가 배우를 겸직했고, 성직자나 남자만이 배우로 활동하다 점차 현대 이르러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문배우가 됐다. 동양에서는 주로 제사를 주관하는 무당들이며, 신분은 천민에 가까운 자들이 광대 놀음하듯 배우를 하였다.
연극의 마침표는 관객이다. 무대 위의 배우들의 연기가 무엇을 말하는 지 의미 있게 관찰하는 사람으로 이 종합예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이들이다. 문학작품은 독자 개인이 감상에 그치나 연극은 집단의 감상을 이루고 정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반복 없이 상연을 감상하고 마친다. 연극은 이처럼 보임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다만 관객의 이 작품의 함축적 의미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현실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경계에 두고 관객은 실감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2) 프라이타크의 5부 3점
『드라마의 기법』을 쓴 프라이타크는 독일의 극작가이자 이론가이다. 이 저서에 희곡뿐 아니라 소설구성에도 응용되는 이론을 썼다. 피라미드 구성법인 ‘5부 3점설’은 도입부, 상승부, 정점, 하강부, 파국의 5부 구성의 극적구조와 자극적, 비극적, 긴장의 3개의 극적 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프라이타크의 드라마란 서로 대립되는 극적 갈등이 치열한 대립을 이루다 작가에 의도에 의한 결말로 치닫는다. 드라마의 이야기 진행을 피라미드 형태의 극적 구조로 이해하면, 도입부에서 정점까지 피라미드의 상승부분에 해당한다. 드라마의 도입부는 작품의 성격이 드러나 장르를 나타낸다. 주인공과 대립되는 사전 조건들이 깔리기 시작한다.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과 사건을 유발시키는 동기인 자극적 계기가 마련된다. 자극적 계기는 반드시 극적 줄거리를 도입에서 상승으로 옮겨 가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도입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주인공과 중요 인물들이 점차 성격을 드러내고 갈등이 고조될 만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관심을 지속적으로 고조시켜 나간다. 도입에서 상승부 사이 자극적 계기가 개입되어 주인공이 움직이기로 결심하고, 극적이야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면이 바뀌면서 분위기과 교체되고 단계별로 이야기의 진전을 이룬다. 이에 상승되는 이야기는 정점을 이루는 결정적 지점에 다다른다. 드라마의 정점인 피라미드의 꼭짓점으로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앞뒤로 결속력 있게 다룬다. 이야기의 구심점에 해당하는 정점에서 하강부로 내려가는 지점의 장면을 비극적 계기라 할 수 있다. 전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의도가 비춰지며, 관객은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상승부 보다는 적은 이야기 수와 등장인물을 배치하고 내용을 압축시킬 필요가 있다. 관객의 관심을 새롭게 자극하며 긴장시키며 종결로 향한다. 비극과 반전을 저울질하며 주인공의 운명을 기대하게 한다.
관객은 마지막 긴장의 계기에서 갈등의 요인과 해결 가능성도 주어지고 주인공의 운명에 희망을 걸기도 했으나 제시된 암시가 결말에 이르러서 이성적이고 필연적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야기 종결이 파국이라 하면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파국을 엑소더스라고 하여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어떤 강한 행위를 통해 뭔가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로 쓰였다. 극작품의 양식적 폐쇄 희곡의 구조 속에 사건들을 단계별로 끌어 올리어 진행, 분석한다. 프라이타크는 이론적 고찰인 피라미드 구성법 5부 3점은 살펴 희곡에 대한 극적 구조를 유연하게 대입하여 이야기의 구성을 탄탄하게 하는 조언이나 제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3) 주동인물과 반동인물
희곡의 구성은 인물의 행동을 통해 또 그 인물이 다른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가 드러나고 구현된다. 개별적인 인물은 자신 존재와 다른 인물과도 구분되어야 하며, 신원이 확인 가능해야 한다. 극중 인물은 어디까지나 극작가가 만든 허구적인 인물이다. 극중 인물의 유형은 일반화한 친숙한 유형들이 존재해 왔으며, 성격은 실제적으로 폭넓게 재현하는 욕구에 기인하여 반영되었다. 극작가가 만든 특정한 성격, 결정적인 인격을 갖추고 형성된 인물을 극의 초점이 맞춰진 인물을 ‘주동인물’ 또는 ‘중심인물’이라 한다. 주동인물이 단지 극의 중심에 놓였을 뿐 힘없는 계층으로 관망하는 위치에 일 수 있다. 주동인물이 두 명 이상일 경우 집단적 주인공이라고 한다. 그 주동인물과 극적갈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물로서 극의 주요인물에 해당하는 인물 중심축인 ‘반동인물’이 있다. 반동인물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인 가시적인 존재이자 숨겨진 그 무엇이기도 하다. 주동인물이 목표를 추구함에 있어 반동인물인 쳐둔 장애물을 넘어서고 극적 구조에 선명함과 힘을 싣게 한다.
우리의 전통 탈춤과 인형극을 통해 등장하는 인물들의 갈등양상을 구분할 수 있다. 희극적 갈등은 대립되는 관계인 자기 기만적인 인물들 양반, 주지스님, 평양감사와 그 반동인물인 말뚝이, 쇠뚝이, 상좌승, 홍동지가 있다. 대립을 벌이는 두 축이며 허술한 양반, 근엄함과 거리가 먼 주시스님, 허세를 부리는 평양감사는 희극적 분위기로 양반을 골려먹고, 까발리고 대립된 관계들에 혼쭐이 난다. ‘희극은 유형이 드러나는 극이고, 비극은 성격이 드러나는 극이다’라고 디드로가 말한바 유형은 인물의 두드러진 특징을 일반화하는 경향이 뜻한다. 비극이 유형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데는 인간이기에 상응하는 인간적 본질과 근엄성 바라기 때문이다. 희극 장르에서 등장인물의 유형화 경향이 있다. 희극에서는 성격과 유형 두 가지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성격은 드러내지 않은 채 유형만을 강조하여 극중 인물 이름만으로 특징적인 외형이나 행동양식이 드러나 어떤 성품인지 암시되거나 명백하게 했다. 극작가는 인물을 형상화하여 사상과 관념, 정서를 전개해 나갔다.
4) 희곡 텍스트의 대화 - 독백, 방백, 침묵
희곡 언어의 특징은 행동으로서의 말이다. 말과 글로서 의사소통을 하지만 인간은 눈빛을 포함한 얼굴의 표정, 손짓, 고갯짓, 몸짓으로 하는 제스처 등의 비언어적인 요소를 섞어 전달하고 더 말보다는 행동을 더 신뢰하고 의미 있어 한다. 연극의 언어는 배우의 이러한 비언어적 요소를 포함하여 시청각적 표현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베린저는 이에 ‘구어적 언어’, ‘비구어적 언어’로 구분하였다. 희곡은 텍스트로서 영구히 다양하게 재해석될 여지가 있다. 무대 공연은 창작되는 것으로 20세기에 이후 텍스트만 중요시하거나 의존하는데서 벗어나 공연으로 무게 중심 더욱 옮겨지게 되었다. 연극은 말의 기능과 함께 행동하는 언어적 몸짓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희곡에서의 말은 텍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상황이 중요하다. 시점과 지점, 화자와 청자 간에 대화 이면의 담긴 생각과 감정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희곡의 언어는 ‘대화’와 ‘독백’, ‘방백’, ‘침묵’으로 분류할 수 있고 표현의 목적에 맞게 적용하여 배우는 자연스럽게 말하며 표출한다.
희곡에서 ‘독백’은 가장 특수한 형태의 말이다. 혼자서 말하는 행위는 특이할 만하다. ‘독백’은 가상의 청자 또는 관객을 향하여 속마음을 드러내는 행위로서 등장인물의 내면세계를 솔직하게 드러내 보이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독백’은 ‘내면의 독백’, ‘서사적 독백’, ‘연결 독백’ 등으로 기능한다. 주요 인물의 내면 드러내거나, 화자의 부재 상태를 보충해주거나, 등장인물의 등장과 퇴장과 관련하여 장면 연결에 쓰인다. ‘독백’은 연극의 암묵적 약속 중 하나이며 정보를 중요 인물이 나와서 직접 전달하고 있어 효과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연극 안에서 뿐이며 일상생활에서는 효력이 없는 것이다. 근대극에 이러서는 독백기능이 약화되었다.
연극의 암묵적 약속인 ‘독백’과 마찬가지인 ‘방백’은 ‘관객에서 말은 던지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가정하여 행하는 행위다. 관객에서 귓속말로 속삭이듯이 무대 위 다른 인물을 등지고 손을 가리고 말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희극과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사용되다가 근대극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추세다. 연극에서 ‘침묵’과 ‘휴지’란 ‘말이 없는 상태’를 말하긴 하지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 따라 ‘말없음’을 의미하는 공백에는 여러 의미가 담긴다. 침묵 속에서도 말은 그 이면의 언어에 대해서 끊임없이 허공을 나른다. 말의 홍수 속에서 침묵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지 전략적으로 침묵을 극중에 배치하기도 한다.
5) 극적 세계
관객은 관극행위를 통해 연극 활동과 엄연히 구분된다. 무대와 객석은 보이지 않는 벽을 사이에 두고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로 나뉜다. 가상세계는 실제 진행되는 것처럼 표현하고 관객은 실제 하지 않는 이야기가 진행될 것을 예상한다. 허구의 사건이라는 전제하에 오랜 관습을 통한 약속으로 연극을 이해하며 가상 체험한다. 무대는 허구의 세계, 가상의 세계지만 실제적으로 다가온다. 그 구조물로 된 틀을 통해 관객은 특별한 ‘극적 세계’를 경험한다. 관객은 무대 밖에서 자신이 목격한 무대 위에 세계에 몰입하려한다. 극적 세계는 등장인물, 그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의 진행 등으로 작품이 드러나지만 완벽하거나 논리정연하지 않다. 독자와 관객은 불연속적이며 미완성적인 작품을 나름대로 재구성하여 질서를 부여해 해석한다.
극적 세계는 배경 설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현실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본다. 역사극은 고증을 잘하여도 비역사적인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고 비역사적 요소, 비본질적 속성이 본질적 속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역사적 사실 여부를 논하거나 문제 삼지 않는다. 이를 ‘시적 허용’이라 한다. 실제 세계의 인물이 등장하여 도입되는 경우는 가정 아래 실제 상황처럼 살아가는 작품도 가능하다. 극적 세계도 그 나름대로 일관된 법칙과 규칙, 논리에 따라 창조되고 고유의 ‘세계 법칙’에 따라 실제성을 띤 구조물로 표현해야 된다. 특정한 작품세계에만 허용하는 법칙을 독자들은 완벽히 묵인할 수 있다. 어쨌든 실제적인 세계를 다뤘든 아니든 극작가가 창조해낸 허구의 세계란 것은 분명하며 독자와 관객은 이런 상황을 가차 없이 인정하되 의식을 갖고서 극적 세계의 재현에 몰입하는 것이다.
극적 세계는 주체가 의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구성된다. 인물과 행동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공간, 이 공간을 무엇으로 재생산 되는가 지켜보게 된다. 공간은 작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꾸며진 사유의 틀이며, 그 변화 양상에 관객은 주목한다. 인간의 내면의식이나 기억 등에서 나타나는 허구의 장소다. 작가와 독자와 관객의 새로운 경험을 위한 공간은 극적 사건과 공간이 총체적으로 주제를 상징하고 작품세계를 드러낸다.
6) 멜로드라마
현대극은 비극과 희극, 멜로드라마와 소극, 부조리극과 서사극 형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비극과 희극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시민계급이 성장하고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희비극이라는 제 3의 형식이 자리 잡아 현대에 이르게 된다. 멜로드라마는 음악과 언어를 함께 버무린 연극 형태로 비극에 비해 극의 수준이 떨어지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연극형태가 되었다. 현대극에서 빈번히 활용되는 중요 장면이나 대사에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음악 반주나 노래가 흐르는게 자연스러운 연출방법이지만 당시에는 음악적 요소를 살려 극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센세이션 한 방향을 일으킨다.
관객에게 극의 이해나 몰입을 돕는 멜로드라마 극형식은 18세기 초기 산업화된 사회의 신흥 중산계층에서부터 사랑받고,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도 인기를 이어간다. 대중들은 감성이 치중하고 심리적으로 내밀하고 화려한 이국적인 성향의 낭만주의적 멜로드라마에 대리만족을 얻고, 극작가와 연출자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극적 장치들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멜로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감상선과 선정성이다. 극적장치는 선한 주인공의 핍박받으면 연민을 느끼고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 고통 받더라도 보상받고 행복한 결말을 맺도록 한다. 악당은 벌을 받거나 개과천선하여 이중의 결말을 그려 주인공과 명확히 구분시킨다. 일반 시민 계층의 공통된 욕구와 희망 드라마 속에서만 이루질 수 있는 이러한 권선징악, 인과응보를 문학에 구현하려한다. 이같이 멜로드라마는 일반 소시민의 여러 계층에서부터 다양한 소재를 가져와 인물들의 삶을 그려낸다. 현대에는 연극이 뮤지컬, 라디오, 영화, TV 드라마 등 매체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소재도 더욱 다양해지고 현재까지 인기를 누리고 있다.
7) 서사극
기존 연극은 허상을 창조해 내었고 관객은 비판 없이 수용하고 몰입하길 즐겼다. 20세기 초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관습적인 무대 사실주의가 독이 든 사과처럼 해로운 것이란 인식이 생겨난다. 그 중심엔 독일의 연출가 피스카토르와 극작가이자 연출가 브레히트가 있다. 그들은 급진적인 선전, 선동을 주창하고 연극을 통해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고, 연극 전체의 변화를 꾀했다. 기존의 부르주아 연극 관행을 거부하고 새로운 연극 양식을 모색했다. 주인공과 동일시하며 감정이입하는 관객에게 이질감이 느껴지는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기괴한 사건들이 해체된 플롯을 꾸미고, 혁신적인 무대기법을 착안하여 여러 에피소드를 정거장식으로 극 구성을 하거나, 대조적인 이야기들을 맞대어 놓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사건과 인물들을 많이 수용하는 구조로 극을 만든다. 이러한 삽화적 구조는 해설자의 존재가 필요하며 관객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래, 프롤로그, 에필로그가 생겨난다.
서사극은 관객이 무대 속 가상세계가 아닌 무대 밖 현실세계를 상기시키도록 만든다. 극적 대상을 낯설게 하여 감정적 거리를 두게 함으로써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생소한 연극적 장치들을 통해 호기심을 유발시키며 현실에 비판적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들, 그 가치들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 의지를 초석이 된다. 배우들의 연기나 무대 활용은 어디까지나 무대는 무대, 연기는 연기, 가상의 현실세계가 아님을 환기시킬 뿐이다. 관객은 극장 안에 와 있음을 받아들이고 연극에서 보아야한 인물들을 감정이입 대신 이성적으로나 감성적으로 혼동하지 않고서 관찰한다. 이같이 관객의 행동가능성을 강화시키고, 관객 스스로 결정하게 함으로서 주변 현실을 객관화하여 사회적 존재로서 이성적 사고, 행동 할 바를 선동한다. 서사극은 이처럼 ‘잘 짜여 진 극’에 대항하고 거부하며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계보를 잇는 표현주의자들이 반기를 들며 발전해 나갔다. 서사적 인물을 현대에 이르러서도 극에 활용하고 있다. 서사적 인물의 문제 제기는 관객들의 판단을 되새김질하고 재검하도록 유도하며, 사회적 단면을 극에 포용하여 심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에 새로운 주제들을 다각적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희곡의 발전
희곡과 연극의 발달과정을 살펴 이론적 부분을 살펴보았다. 종합예술활동인 연극은 희곡의 뿌리 두고 있어 텍스트가 이미지화를 넘어 하나의 총체적인 살아있는 작품의 제작기를 상상하며 이 과제물을 이해해 보았다. 연극의 완성은 다른 의미로 관객에게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작품의 완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다양성을 지니고 있지만 관객은 일방적인 수용이 아니라 그 작품을 자신의 것으로 해독하여 품는 점에서 또 다른 작품의 기록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가 하는 거창한 의미 앞에 인간은 무기력할 수도 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무엇으로 장식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자기복제 자기학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도돌이표 같지만 탈피를 거듭하려는 나비 같기도 하다. 연극은 인간의 모방에서 학습의 장이기도 했다. 다시 국가를 이루고 산업화를 이루며 더없이 빠르게 모든 영역이 발전해 나가기 시작하고 문화도 그 일부였다.
인간이 추구하는 영역은 인간 자체만으로도 심해에 있다. 깊이 들어갈수록 총천연색으로 아름답다가도 고요한 어둠이 깔려 있을 뿐이다. 연극은 무대 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 움직이는 명화를 압축하여 담아 관객에게 선보인다. 작품의 앞 뒤 긴 시간과 무대 밖 넓은 여백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서 말이다. 연극이 오랜 세월 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무대 위 모든 요소들은 사라지고 오직 희곡의 언어가 기록물로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 가치 얼마나 큰지 새삼 다시 느꼈다. 연극의 극적 세계와 관객 사이에 관련된 연극의 관념을 이해하고 연극의 의미를 되새긴 계기가 되었다.
* 참고문헌
1) 조남철, 이재명, 한국희곡론, 한국방송통신대교출판문화원, 2020년
2) 권미란, 이강백 희곡 연구, 서강대학교 대학원, 2016년
3) 송윤주, 뮤지컬에 나타나는 서사적 인물활용연구, 단국대학교,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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