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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교육/글쓰기 지침서

공부의 시대, 유시민이 말하는 글쓰기와 공부 <공감필법>

by 오책방 2017.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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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대, 유시민이 말하는 글쓰기와 공부 <공감필법>

유시민의 <공감필법>은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카톡이나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올리거나 취미 삼아 블로그를 하는, 그런  평범한 이들을 생각하면서 집필했다고 합니다. 그는 문장을 잘 쓰는 기술보다 감정과 생각을 문자 텍스트로 표현해서 타인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키북', '키워드'라는 말을 저도 모르게 많이 썼었는데, 유시민 작가는 강연의 열쇠말이라며 '공부, 독서, 그리고 글쓰기'라고 소개하는 문장이 저는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키워드를 열쇠말이라고 바꿔 말하셨구나 싶어서요.^^ 유시민 작가의 책을 이어서 읽으며 느낀 점은 친절함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셔서 좋았어요. 유시민 작가의 목소리가 더빙되듯이 들렸어요. 그만큼 말하듯이 쓰셨고, 어려운 문장이 없도록 부연설명을 꼭 붙여주셨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의 배경설명을 해주셨는데 어려운 이론만 설파하셨다면 저는 다 기억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기본서이고, 저같은 문외한에게 좋은 교양 입문서이지 않나 생각했어요. 


유시민의 공감필법
국내도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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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뭘까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공부의 개념이에요.

- 유시민 작가 - 


01. 과학책을 읽을 때는~

과학적 사실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하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맞아요. 저는 어려운 이론만 들여다 보면 어렵게 이해하더라도 결국 기억에 남지 않고 잊혀지는 것 같아요. 훨씬 더 매력적인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유시민 작가는 글쓴이가 그 정보를 손에 넣었을 때 느꼈을 감정마져도 함께 읽어낼 수 있어야 재미를 느끼면서 저자와 나(독자) 사이에 공감을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책을 읽을 때 비판보다는 푹 빠져읽기를 즐기고 약간의 무아지경일 때 희열? 비슷한걸 느꼈던 것 같아요. 그 쾌감이 중독이 되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분야를 가리지않고 그와같이 독서하는 것은 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다른 호모는 모두 사라지고 사피엔스만 남아 지구에서 가장 번성하는 종이 됐을까요?

언떤 면이 다른 호모보다 우월했기에 그렇게 된 것일까요?

<사피엔스> 하라리 박사는 이 의문을 푸는 열쇠로 인지혁명 가설을 제시합니다.

인지혁명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믿으면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입니다.

대표적인 것은 종교입니다.

- 공감필법 p77 중에서 -



02. 소설의 내용은 거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는데....

유시민 작가는 우연히 다시 집어든 <제인에어>를 펼쳐 읽고선, 사십년 세월을 뛰어넘어 자신을 사로잡았던 감정은 선명하게 되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분노에 불타오르는 까까머리 중학생이 보였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모르게 미소짓게 되었어요. 저는 20대 중반 넘어서 읽었던 책이었고, 문학을 읽을 수 있는 힘을 줬던 책 중에 하나 였습니다. 저도 재독하려고 했었던 적이 있는데 쉽진 않았어요. 그때 그 기분일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읽지않아도 읽었던 제 감정을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 나라면! 어떻게 했을거야를 반복해서 되물었던 것 같아요... 유시민 작가는 모든 소설의 해설은 각자의 몫이지만, 우리가 느껴야할 공통적인 감정이 무엇인가 되짚어 봅니다. 샬럿 브론테가 주인공 제인에어를 통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고귀하고 가치있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인 에어>에서 인간적, 사회적 공분을 느꼈습니다.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분을 느끼는 능력은 문명의 산물이 아니라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라고 하더군요.

사회적 공분을 느끼는 능력이 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본성에 속한다니 반갑지 않습니까?

- 유시민 작가 -



03. 청춘의 독서

유시민 작가는 '자신이 달라지면 같은 텍스트도 다르게 해석된다. 텍스트를 다르게 해석하면 그 해석을 토대로 한 삶의 태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하고  청춘의 독서를 집필합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그레가 되지말자는 생각을 했어요. 점점 오그레가 되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경험하는 것을 두려워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경험해야 할 것을 미루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 자신을 바꿔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니면 텍스트 안에, 이 책 안에 갖힐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책을 통해서만 이해하려고 하면 안되는구나 생각했어요. 빨리 알아차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유시민 작가는 다른 의미로 책을 통한 지식과 정보, 감정을 활용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해 왔는데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옛  책을 다시 읽었더니 전혀 다른 책으로 느껴지더란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이 자신을 변화시켰고 책 속의 다른 의미를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천하의 넓은 집을 거처로 삼고, 첨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대도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꺽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라고 하는 것이다.

- 맹자 「등문공」 하편에서 -


04.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질적으로 깊이 공감하여서 읽어야 한다는 말은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맛'이다.라고 하시지만, 그럼에도 양적으로 많이 읽고 싶기도 해요 ^^; 마음처럼 쉽게 실천되는 것도 아니니 결국 독서의 맛을 추구합니다. 지식인 다운 지식인의 능력은 무엇일까요? 유시민 작가는 지금 시대는 '자기 머리로 생각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거나 남이 만든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저의 한계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는 아주 한정되어 있고, 아무리 풀가동시켜도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빌려서 이어간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중학생때 수학과 과학을 잘해서 당연히 고등학교에 가서도 잘 할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던 머리는 제 머리가 아니었습니다. 학원의 도움이었던 거였어요. 공부의 본질을 몰랐고, 지금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너무 늦된 공부가 되었지만 지금부터 50년을 한다면 저는 이 한계를 조금이나마 넘어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고, 저는 시작했다고 여기고 있어요. 아직 방향이 정확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관심이 가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집중하고 그 연관성을 찾고 있어요. 그러면 언젠가 저도 제 머리에서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05. 삶은 원래 고독한 것

'너무 자주 위로받으려 하지 말고,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고 하지도 마시라.'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위로 글이 남발하는 시대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마음이 쓰이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제가 다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아니깐요. 그 사람의 슬픔은 스스로 치유해야 합니다. 자신 스스로 좋은 어른이 되도록 해야해요.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07. 작가로서 글쓰기 원칙?!

유시민 작가는 독자들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게 씁니다. 이 스타일을 유지하려면 몇가지 원칙이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1)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진 주제를 선택한다.

2) 전문지식이 없는 독자가 다른 정보를 찾지 않고도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3)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정서적 공감을 읽으키는 데 초점을 둔다.

4) 문장을 되도록 쉽고 간결하게 쓴다.


08. 독서과 글쓰기의 변화

독서와 글쓰기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홍수처럼 흘러넘치는 정보의 바다에서 필요한 정보, 적절한 정보를 건져올려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럴려면 앞서 말했듯이 인간과 사회, 생명과 우주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서 의미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눈을 기르고, 의미있다고 여기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길러야 한다고 합니다. 과학혁명의 시대 일수록 우리는 공부의 본질을 붙들어야 하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끌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시대는 모든 것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야 할 우리의 의무가 있습니다.


독서도 글쓰기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포함한 공부도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그 인생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을 알고 남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하면서 공존하는 인간이 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 유 시 민 -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사이토 다카시 추천도서)

  • 재래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 윌리엄 맥닐 <세계의 역사>

  • 이케가야 유지 <단순한 뇌, 복잡한 뇌>, <뇌는 왜 내 편이 아닌가>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 요한 하위징하 <호모 루덴스>

  • 인드로 몬타넬리 <벌거벗은 로마사>

  • 지오프리 파커 <아틀라스 세계사>

  • 제리 브로턴 <욕망하는 지도>

  • 프랜시스 로빈슨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이슬람사>

  • 샘 킨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비밀의 언어>

  • 요네하라 마리 <대단한 책>

  • 주노 디아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 안토니오 타부키 <인도야상곡>, <페르난두 페소아의 마지막 사흘>

  •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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