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하지만 읽지 않았던 일본 소설을 읽다.
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일본 소설을 읽었어요. 전체적으로도 그다지 많은 책을 읽은 편은 아니지만, 제대로 읽자고 생각했을 때 꽤 신중하게 책을 선택하려고 나름대로 분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읽기 시작한다면 끝까지 읽어내자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단순한 독서가 뭔가 의미심장해져 버렸지요. 오늘은 기억에 남는 일본 소설 세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마 제목만 들어도 단번에 알아차리실 거예요.
첫 번째 소개할 책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입니다. 앞서 겨울책으로 소개한 바 있어요. 저는 일본소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이 되어버렸어요. 애수哀愁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마음을 서글프게하는 슬픈 시름이란 뜻이예요. 제가 발췌했던 문장만 보아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미시마 유키오와 가와바타 야스나리>
눈
눈 내릴 징조다. 멀고 가까운 높은 산들이 하얗게 변한다. 이를 <산돌림>이라 한다. 또 바다가 있는 곳은 바다가 울리고, 산 깊은 곳은 산이 울린다. 먼 천둥 같다. 이를 <몸울림>이라 한다.
눈
눈이 시려서 눈물이 나요.
제 문학 블로그 <이것은 별... 이것은 풍경... 작가의 글... 독서의 길...>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리뷰 보기 ▶ http://roh222.blog.me/220408844658
많은 분들의 리뷰를 찾아서 보기도 했어요. 한 권의 책이지만 무수히 많은 책이 생산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생각이 저마다 달랐어요. 책은 언제나 어떠한 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읽는 사람이 읽고 싶은데로 기꺼이 받아들이지요. 진짜 속뜻은 알길 없지만, 여하튼 저는 그렇게 느껴요..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제가 다음편에 소개할 미시마 유키오는 사재지간입니다. 두 사람 다 자살하고 말았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소개할 작가 모두 자살하고 말았던 작가들이네요.... 어떤 시름이 그들을 짓눌렀는지 모르겠지만, 알아도 알았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그러했기에 생을 달리했겠지요...
두 번째 소개할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입니다. 저는 한동안 이 책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호불호가 강한 책입니다. 혹평하신 분들은 끝까지 뭔가 작가의 심중에 가까이 가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뭘 옹호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닌데.. 제 마음은 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주인공 요조는 자신을 '도호쿠의 코미디언 헤럴드 로이드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이 꼭 작가 자신을 대변한는 말처럼 느껴졌어요. 뭘해도 소용없는 짓이라고 여겨질때가 있잖아요.. 작가 자신은 그 시대에 분명 지성인이었지만, 세상은 뜻하지 않게 돌아가는 형국인데 어디에다 자신의 말을 전할 수 있었겠어요.. 오로지 작가 자신의 세계 뿐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묘비에 새긴 글 같았어요. 인간 세상의 밑바닥, 삶의 깊은 밑바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올해 베스트로 선정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다음 편에 소개할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가 저를 또 한번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매번 모든 책을 압도해버리는 책을 만나게 되면 당황스럽기도해요. 또 그다음은 어떤 책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이 되질 않아서요...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리뷰 보기 ▶ http://roh222.blog.me/220662457931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앞서 소개해 드린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자이 오사무 보다는 덜 유명한 작가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그의 무모한 행적들이 문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작품과 작가의 갭이 큽니다. 좋아할수만은 없는 그런 작가이지요. 그런데도 그의 글엔 묘한 매력이 있어요. 그는 한 마리의 검은 개 같기도 했습니다. 어둠의 파수꾼이지요. 저는 실존과 메타포에 궁금한 것들이 많았어요. 작가의 시선으로 뭔가 해답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아직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답을 내릴 수 없어요.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금각사>는 우리나라 출간일이 2002년입니다. 오래되었지만 재출간이 되지도 않았어요. 어렵사리 읽게 되었을 때 쉽게 빠져들지 못했어요. 제가 소개한 이 세 권의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아웃사이더 입니다.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인물들이예요. 왜 그런 인물을 그려냈을까요? 일본이 과거 패전을 하고서의 상황이 연관되어 있을까요? 우리는 광복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시대는 아직도 역행하는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만, 그들도 그들만의 문제가 산더미 같이 많았겠지요.. 풀어야할 숙제 같은 것입니다만, 그들 스스로도 다 해결하지 못한 미결이 많은 듯합니다. 아무리해도 개조되지 않는 부분인거죠. 제가 딱 집어서 우리의 형편과 대조해 보자면, jtbc 손석희 사장이자 앵커가 어버이연합회에 고발당한 일처럼이라고 말하면 뭐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리뷰보기 ▶ http://roh222.blog.me/220752506656
일본 소설이라고 하면 무라카미 하루키를 떠올리곤 했는데요. 이제는 이 세 명의 작가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어요. 아직 많은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일본 소설의 진수를 만나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지난 책을 다시 떠올리면서 생각정리 할 수 있어서 저에게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따로따로 한 권의 책에 지난 것이 아니라 뭔가 연관있는 부분을 찾아서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제 문학 블로그 리뷰를 링크해 두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시간되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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